택리지(擇里志)의 저자 이중환은 이 주왕산을 일러 ‘모두 돌로써 골짜기 동네를 이루어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하는 산’이라고 했습니다.
주왕산에서 처음 눈을 놀라게 하는 산봉은 깃발바위, 곧 기암(旗岩)입니다. 그가 그랬듯이 주왕산은 푸른 숲뿐만 아니라 곳곳의 빼어난 암석이 눈에 띄는 산입니다.
그중 기암은 돌 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암석입니다.
주왕산을 오르거나 내려 올 때 기암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눈으로 직접 느끼게 됩니다. 또한 오랜 풍파로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바위의 유유한 아름다움은 걸음을재촉하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도 합니다.
주왕산의 자연으로 인해 변화된 모습은 기암만 보면 알 수 있듯, 계절, 날씨 등 흐름을 제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중 이른 아침이나 비가 막 그친 직후 뽀얀 안개를 걸친 기암의 모습은 지상세계에서 천상의 세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많은 이들이
주왕산의 신비로운 모습을 잘 표현한 경치라 뽑고 있습니다.
주왕산은 높이로 따지면 국립공원 북쪽 경계에 위치한 태행산(933.1m)이 가장 높지만 대전사 뒤 720.6m봉을 주봉으로 삼으며, 조망 명봉으로 가메봉 (882.7m·일명 석름봉)을 꼽고 있습니다.
가메봉 동쪽 안부에서 왕거암~먹구등~금은광이 삼거리 능선 구간은 비지정 탐방로로 산행이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왕산 일원이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조망이 뛰어난 가메봉 산행은 최고의 조망대입니다. 대표적인 탐방로는 주방천계곡 제2폭포 들머리 위쪽 갈림목에서 오른쪽 사창골을 들어선 다음 후리메기에서 왼쪽 계곡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고,
이후 북동 방향 능선 첫 번째 안부에서 왼쪽 큰골 내원마을이나 오른쪽절골로 내려옵니다.
물소리가 가장 경쾌한 폭포입니다. 어디서 왔는지 그 시작점은 어느 곳인지 알 수 없지만 학소대를 지나면서 들리는 물소리는 휑한 마음을 쓸어가 버리는것 같습니다.
폭포주위에 암벽이 둘러싸인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분위기에 폭포는 정적을 깨뜨리고 힘찬 물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폭포가 떨어지는 물보라 속에는 오색무지개가 어리고 있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폭포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물고기 떼가 놀고 있으며, 자갈이 깔려 있어 깨끗한 물은 등산객이 잠시 땀을 식힐 수 있는 공간도 마련
해줍니다. 암벽 틈바구니에는 꽃이 피어 있고, 암벽 사이로 트인 구만리 장천에는 신선만이 볼 수 있다는 구름이 지나가는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주왕산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단풍놀이의 명소입니다. 주왕산의 봉우리 정상과 그 사이사이에 물들고 있는 가을 단풍의 모습은 꼭 새신랑이 새색시의 붉은 연지곤지를 보는 것과 같은 설레임을 느끼게 합니다.
주왕산은 크게 외주왕과 내주왕으로 나뉘는 데요, 외주왕에는 주왕암, 주왕굴, 연화굴, 자하성, 기암, 망월대 등 주왕산의 전설이 담긴 명소가 군데군데 있습니다.
내주왕은 외주왕에 비해 사람의 손길이 덜 미친 곳으로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곳입니다.
인적이 드문 곳을 거니는 신비감과 가을철 낙엽을 밟으며 산을 오르는 묘미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지요. 여러분도 낙엽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 그대로의 감촉을 느껴보세요.
하늘아래 이처럼 신비로움과 아름다움, 바람에 일렁이는 물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 있을까요?
주산지는 수령 1백년이 훨씬 넘은 왕버들과 능수버들이 호수 수면위로 뻗어 나와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안락함과 평화로운 배경으로 주산지를 찾는 사람들은 현 세계와는 동떨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스스로 꼭 신선이 된 기분이 이 때문일까?
주왕암에서 급수대로 가는 중간 지점 왼쪽편에 망월대가 있습니다. 4,5명이 앉을 정도로 편한 자리여서 이곳에서는 사면을 두루 살필 수 있고, 드높은 하늘도 마음껏 바라 볼 수 있습니다.
주왕암 협곡에서는 달을 바라볼 수 없어 대전도군과 백련낭자가 이 망월대 위에서 달을 보면서 향수를 달랬다고 합니다.
주왕산의 수달래는 여느 꽃보다 새초롬한 빛을 발하며 산의 곳곳에 봄이 깊어 감을
알리고 있습니다. 혹은 '주왕(周王)이 흘린 피가 수달래(水丹花)로 돋아났다' 라고 하여 많은 이들에게 가슴 아픈 전설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꽃의 기원이 어떻든 전설이 어떻든 수달래를 보기 위해 주왕산을 찾는 사람들이 생겨날 만큼 그 아름답고 단아한 멋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주왕의 넋을 기리고 산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 등을 기원하기 위해 열고 있는 수달래제 또한 수달래가 주왕산을 대표하는 꽃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달기폭포는 청송읍 월외1리에서 약 2km지점에 있습니다. 폭포의 높이는 11m, 폭포밑의 용소의 깊이는 옛 전설에 의하면 명주실꾸러미를 다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을 만큼 깊었다고 하며, 이곳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합니다.
그말이 허황하다 할지라도 정녕 이곳의 자연경관은 그럴듯하게 준엄하면서도 아름다워 용이란 존재가 살았을만도 하게 느껴집니다.
주왕산 제1폭포의 오묘한 자연의미가 여성적이라면, 달기폭포는 남성적인 늠름한 기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km에 이르는 계곡을 거쳐 폭포 어귀에 접어들면 폭포너머로 바라보이는 태행산 마루의 뜬구름이 잡힐 것만 같은 절경이 펼쳐진다.
폭포 넘어 약 1.5km 지점인 월외 2리에 이르는 계곡가에는 깨끗한 반석이 깔려 있어 들놀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며 인적이 드물어 들리는 소리라곤 산울림만 있을 뿐입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보다 푸른 잎과 단풍의 화려함으로 수놓은 산이 더 아름 답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주왕산의 겨울 배경이 다른 계절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곳곳의 새 하얀 조각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중 주왕굴 옆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겨울바람과 만나 조각 같은 얼음 기둥이 세워진 모습은 여느 얼음 조각보다 곧고 힘찬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얼음 기둥 안으로 비치는 희미한 촛불의 희미함까지 신비로운 주왕산의 또 하나 신선의 모습, 세계입니다.